작성자 :발롱

등록일 :2001-12-29 21:57:56

조회수 :16,876

다녀왔습니다.

하지만 늘 그랬어요.
항상 아이들은 다른 곳에 더 관심이 많았죠.

오늘도 그랬습니다.
펑펑 내리는 함박눈에 아이들은 완전히 취하여 강아지마냥 뛰었습니다.

박물관 건물중 일반에게 공개된 두층 전시실은 오밀조밀 지구의 동식물사가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어요.

*엄마인 저의 견학 후기:

준희님 덕분에 올빼미와 부엉이의 차이를 오늘 첨 알았습니다. 준희님, 마후라로 귀가 안보이게 머리를 감싸맨, 아줌마같은 새가 올빼미, 맞지요? 또 틀렸나?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운석을 본게 참 인상적이었어요. 대기권을 통과하면서 타버린 행성찌꺼기, 뭐 보통 광물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감개무량하더군요. 저, 첨 봤거든요. 우리 아이는 호주, 멕시코 등지에서 발견되었다고 하는 운석을 보더니 대뜸 '에이, 치사해, 우리나라에는 안떨어지고....' 이러더군요.

얘야...먼 우주에서 보면 지구라는 존재도 하나의 먼지에 지나지 않는단다......다 거기서 거기야...


*아이의 느낌:

선사시대의 돌칼, 화살촉이 가지런히 놓이고, 그 위에 돌로 새긴 오래된 암각화가 있었습니다. 비록 작았지만 새의 형상이 뚜렷했어요. 1000년을 산 나무도 대단하지만 단단한 암석의 영구성도 정말 존경스러웠지요. 도망가는 아이를 잡아당겨 깊이 새겨진 새의 흔적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요 녀석 툭 던지는 말,
" 와, 뽑기하고 똑같다......." (화석전시실에서도 마찬가지.......ㅠ.ㅠ)

아름다운 광물, 보석의 탄생과정을 관심있게 보더군요.
특히 자신의 탄생석을 알려주니 유리에 납작 붙어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동생것도, 사촌 것도 열심히 보더라구요. 전에 사진으로 본적은 있어도 실제로 실물을 보며 설명하니, 그리고 돌 속에서 얻은 귀한 존재라는 걸 알고나니 자기가 보기에도 신기했나봅니다.

음..하나 건졌군 하고 흐뭇해하며 전시실을 나섰습니다.
이모네서 저녁 먹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저는 아이아빠 들으라고 이것저것 물어봤어요.

"휘발유가 정제되기 전의 원유는 무슨색이었드라?"
"음..찐한 검은색.."

"큰 바위나 땅 속에서 얻은 재료로 무얼 만들었드라?"
"음...연탄이랑...유리도 만들고..음....스타킹도 만들고, 엄마 화장품!!"

"네 탄생석이 뭐였지?"
"아, 까먹었다. 사........"

"사파이어잖아. 그럼 네 동생꺼는? 기억나니?"
"음.......
.
.
.
.
.
.
아!! 생각났다!! 오각!!"

(실화입니다. 오각님, 오팔을 그렇게 기억하더군요. ㅠ.ㅠ)

이상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