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히플러

등록일 :2001-08-04 10:22:15

조회수 :60,715

어제 2시 공연을 보고 왔는데..너무너무 좋았습니다.
전래동화인 [The Enormous Turnip] 을 기대하고 갔는데
전혀 다른 이야기더군요.
관객이 직접 참여한다고 하길래
고양이와 쥐를 부르고 관객들까지 불러 당기라고 하나보다..
생각했는데 그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아일랜드극단에서 하는 연극이라 모든 대사는 영어입니다.
영국식 발음과도 조금 다른 아일랜드식이라 약간 알아듣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한국인이 옆에서 모두 번역을 해주어서 연극진행에 전혀 무리가 없었습니다.(오히려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 주더군요)

한 영어 하는 아이들이라면 더더욱 좋겠지요?
특히 마지막에 If you're happy and you know it
이라는 익숙한 노래를 영어와 한국어로 번갈아 부르는 부분도 재미있었지요.

우선 평일이라 다행히 사람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한 20-30명 쯤 될까요.)부모는 객석에 앉아 있고
아이들은 모두 무대로 올라가서 앉아있는 답니다.
그리고 나서 연기자들은 극 중간중간 아이들의 도움을 요청합니다.

돌을 캐내면서, 씨를 뿌리면서, 밭을 갈면서, 순무를 옮기면서...
무대에 앉아있는 아이들을 그때 그때 불러내 연기지도를 하면서
함께 참여하도록 유도합니다.

허수아비 흉내를 내기도 하고
(울 재윤이와 혜윤이가 이걸 했지요.^^)
까마귀 흉내를 내기도 하고 용감한 영웅이 되기도 하고
말이 되어보기도 하고 하녀가 되어 보기도 합니다.

화기애애하고도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공연자들은
아이들이 용기를 내어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대사를 하고
연기를 하도록 북돋워 줍니다. 아낌없는 칭찬도 해주구요.

다만 6,5살인 재윤이와 혜윤이가 가장 어렸던 것 같습니다.
거의다 초등학생들..
그래도 잘 따라 해주어서 다행이었지만요.
어느 정도 큰 애들이라야 더 재미있게 즐길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