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blue

등록일 :2001-08-09 01:03:56

조회수 :62,816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 공연을 20만원도 넘게 투자해 다녀왔습니다.
러시아 공주님이 나오는 시간대가 따로 있으니 미리 알아 보시구 가시구요. 63빌딩 홈에 회원 가입을 (당연히 무료!) 하면 10% 깍아줍니다.
진짜 난장이가 나오고 러시아 공주님이 나온다는 것, 러시아 공주님이 어눌하긴 하지만 우리말로 노래하고 대사하는 것, 난장이들의 간딴한 마술과 저글링 등 서커스라구 부르기엔 쪼까 민망한 그러나 애교 만점의 공연이 아이들을 즐겁게 해 줍니다.
그러나 정식 공연장이 아니라 넓은 회의장에 접이식 의자만 쪼란히 줄 맞춰 놓고 3만원씩 받다니 너무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차장은 있으나 마나라서 편히 주차하려면 2~3시간쯤 전에 가야합니다.
전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더군요. 어린 아이들이 주 관객인데 "공주를 죽여서 심장을 꺼내 오라"는 등의 대사가 너무 무시무시했고, 공주는 하는 일 없이 맨날 노래만 부르며 왕자만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꼭 바보같더군요.
왕자는 또 얼마나 맹한지....짭 .... 노래와 연기 실력이 제일 딸리더라구요. 왕자 역시 하는 일 없이 공주나 찾아 실실 해매다가 공주를 보자마자 둘이 난리가 납니다.
그리고는 끝입니다.
저는 그런 류의 동화는 다 없애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거든요.
이쁜 공주와 잘 생긴 왕자의 사랑이야기가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겠어요?
전 제 아이를 그런 공주로도 그런 왕자로도 키우고 싶지 않습니다.


동화를 뮤지컬로 만들었고 서커스를 결합시켰다고 자랑하는데 무엇을 위한 것인지 목적의식이 분명치 않았습니다. 서커스도 뮤지컬도 흉내만 내고 만 것 아닌지요.
무엇보다 뮤지컬에서 음악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는 사람들이라면 그런 회의장에서 공연하진 않았을테니까요.
현명하게 판단하고 가세요.